무자본으로 붕어빵 장사하는 방법 (2)
이전 포스팅에서는 붕어빵 장사 시작하는 방법에 대해서 소개해 드렸습니다.
이번 포스팅에서는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이유, 재료 비용, 수익 등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적어보겠습니다.
1. 붕어빵 장사를 시작한 이유
저는 수능 시험 본 이후로 대학 졸업 후 취직 전까지 굉장히 많은 알바를 했었습니다. 그중에서 요식업계에서 아르바이트한 적이 많았고, 제가 서비스직에 능하다는 것을 알았습니다. 손님들과의 자연스러운 대화부터 시작하여 단골손님도 잘 챙겨주고, 그래서 팁도 많이 받았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예전부터 장사하는 게 꿈이었습니다.
개발자로 일하다가 퇴사를 생각하게 되었고, 무자본으로 붕어빵 장사를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듣고 솔깃하였습니다. 마침 그때가 겨울이기도 했고 '지금 아니면 못한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인생 한 번 사는 거 후회하지 않게 살고 싶었습니다. 그렇다고 붕어빵 장사에 올인하는 게 아니라 그냥 경험 삼아 할 계획이었습니다. 왜냐하면 아직 개발자로서 더 성장하고 싶었기 때문에 이직하기 전까지 잠시 쉬어가려는 계획이었습니다.
2. 필요한 물품 및 재료 비용
업체에서 사야 하는 거
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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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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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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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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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3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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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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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크림 2.5k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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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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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봉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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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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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장 봉투(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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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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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스 한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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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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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날 장사할 때 밀가루 6팩, 팥 5팩, 슈크림 5팩, 봉투(소), 봉투(중), 가스 두통 구매하였습니다.
317,000원을 썼습니다. 무자본이라 하기엔 무색하지만 이 정도면 그래도 소액으로 창업이 가능하네요,, ㅎㅎ
재료가 사실 다 비싸긴 한데 봉툿값이 개오바였습니다. 근데 어쩔 수 없는... ㅇㅅㅇ
가스는 여유분으로 두통 넣고, 한통 다 쓰면 가스 업체 아저씨한테 얘기하면 한통 갈아주러 오십니다.
가스는 한 통에 보통 일주일 쓰더라고요.
그 외 필요한 물품
물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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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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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스박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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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체 아저씨가 아침에 재료 넣고 감, 재료 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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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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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가루 부을 때 필요 * 이건 제공 안 해줘서 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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랜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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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 장사할 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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숟가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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팥, 슈크림 넣을 때 * 개인적으로 잘 맞아서 샀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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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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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금 받을때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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벽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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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으면 마차 천막 날아감. 무거운 거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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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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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포장지에 담을 때 사용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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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가다목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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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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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트릴 장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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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생 생각해서 사용함 * 노목 착용 후 두 겹으로 착용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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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 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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붕어빵 기계틀, 붕어빵 올려놓는 선반, 바닥 등등 청소할 각종 도구 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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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영업시간
12시부터 재료 소진까지 (보통 6시 반)
11시 40분쯤 도착해서 준비하고 12시쯤부터 장사해서 6시 반 정도까지 했습니다.
영업시간도 본인이 판단해서 정하는 거고, 판매하는 양도 본인 판단 몫입니다.
저는 하루에 팥 2팩, 슈크림 2팩만 팔기로 하였습니다.
두 마리에 1,000원이었는데 하루 매출이 대략 15만 원 정도 나왔습니다.
대충 3백 마리?
4. 수익
시급으로 얘기하면 제가 장사한 기준으로 시급 만원 정도 벌었습니다.
하루 근무시간은 7시간정도, 일단 7만원정도 벌었습니다.
하루 매출은 15만 원 정도였었고 지출 금액 제외하면 마진이 한 50% 정도 됩니다.
솔직히 저는 앙금 양도 굉장히 많이 넣었었는데 판매금액과 앙금 양을 조절한다면 마진을 더 많이 남기기는 쉬워 보입니다. 비록 장사가 더 잘 될지는 모르겠지만요..
저는 돈이 목적이 아니었던지라 손님들이 맛있게 먹고, 맛있다고 해주실 때가 제일 행복했습니다.


5. 위생
길거리에서 음식을 판매한다는거 자체가 위생을 논할 수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찾아오는 손님들이 있기에 장사를 시작했었고, 제가 할 수 있는 선에서 위생을 철저하게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청소를 탄탄히 했습니다.
붕어빵 기계에서 완성된 붕어빵 꺼낼 때 목장갑은 아닌거 같아서 니트릴 장갑을 사용했습니다. 처음에 사이즈안맞는거 사서 손이 터질라 그러네요 ㅋㅋㅋ 원래 손이 좀 통통하긴한데,,
봉투에 붕어빵 담을 때는 집게로 사용했습니다. 너무 힘주면 붕어빵 망가져서 컨트롤이 필요합니다.


6. 추위
1월이었지만 생각보다 날씨가 따뜻한 날이 많았어서 그렇게 추위는 느끼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다 일주일 정도는 굉장히 추웠었는데 발이 굉장히 시려웠었습니다.. 난로 틀고 하시던 분들 계시던데 하나 장만하면 좋아보입니다. 저는 그래도 바로 앞 친절한 편의점 사장님이 추울때마다 들어오라 하셔서 잠깐 추위를 피하기도 했었습니다.
7. 의외로? 장사가 너무 잘됨
제가 붕어빵 고수들보다 붕어빵 굽는 속도가 더딘 탓도 있었겠지만 장사가 잘 된다고 생각했던 이유중의 한 가지는 붕어빵이 없어서 빈손으로 돌아가는 손님이 너무 많았습니다. 하루도 빠짐없이 수십명이 그랬습니다.. 저도 되게 안타까웠지만 별 다른 방법이 없었습니다. 붕어빵 유투버 중 어떤 분은 장사가 너무 잘되니 1인당 구매 개수를 제한하였는데 그건 또 별로인거 같아서 하지 않았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단골 손님들이 많았습니다. 맛있다고 계속 오시는 손님들 덕분에 힘이 많이 났습니다.
아직도 웃긴게 뭐냐면 붕어빵 진열대에 붕어빵을 전부 진열한 적이 특정 시간대(2시)를 제외하면 거의 없었고, 전부 진열하는 순간 5~30분안에 모조리 소진된 이후 대기 손님이 생김 .. ㅋㅋㅋ 그때부터 멘붕 시작,,
붕어빵 골든벨 울리시는 분들도 굉장히 많고, 지인분들도 많이 와주셨고, 맛있다고 소문듣고 오신분도 많고, 앞에 대기가 많아 30분 걸린다 해도 기다려 주신 분들 덕분에 행복했습니다.
8. 붕어빵 굽기
붕어빵 굽는거 처음엔 익숙하지 않아 힘들었지만 하다보니 요령도 생기고 속도도 붙었습니다.
그런데 문제는 제가 속도가 붙었다 한들 찾아오는 손님들의 수요를 따라가지 못했습니다.
붕어빵을 빨리 굽기 위해서 불을 올려서 굽다가 한 순간만 한눈 팔아도 붕어빵이 다 타버리기 쉽상이었습니다. 심지어 불판이 달궈지는 바람에 그 다음 붕어빵도 모조리 다 타버리는 악순환이 시작됩니다.
제가 손재주도 없을뿐더러 '빨리빨리'의 소질이 없었기에 안태우는 선에서 빠르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손님이 없을 때는 중간 불에서 끊임없이 만들기. 손님이 많을 때는 불을 올렸다가 내렸다가 신의 컨트롤?을 시전했습니다. 솔직히 많은 경험으로 노하우를 터득해야하는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3주동안 제가 붕어빵의 고수가 되기에는 너무 짧은 시간이었지 않아 싶습니다. 하여튼 붕어빵 장사하면서 제일 힘들었던 부분이 붕어빵 굽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빨리 만들지 않으면 추운날씨에 기다리게 하는 손님을 보는게 너무 힘들었습니다..
(근데 아무리 고수가 오더라도 붕어빵 기계 한대로 태우지 않는 선에서 만드는 갯수는 한계가 있을것이고, 붕어빵 기계를 늘리는 등의 원초적인 문제를 해결해야하는 그런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진심으로 붕어빵 장사를 한다면 이런 부분들을 보완하여 고수익을 창출해야 할 것입니다.)
9. 오뎅 판매
제가 이용했던 붕어빵 업체에서는 붕어빵 외에도 오뎅 판매도 지원을 해줬었습니다. 붕어빵 보다 오뎅이 더 마진이 잘 남는다고 하더라구요. 처음에 시작할 땐 붕어빵도 버거울거 같아 포기했었습니다. 붕어빵이 익숙해질 쯤에는 오뎅을 하더라도 괜찮을거 같은 생각이었지만 그때 쯤그만두게 되었습니다. ㅎㅎ
찾아오는 손님들도 오뎅을 찾는 손님들이 꽤 많았고 오뎅을 같이하는게 훨씬 재밌었을거 같았습니다. 다른 포장마차 가면 붕어빵, 떡볶이, 오뎅, 순대 등등을 혼자서 하시는 분들 정말 존경스럽습니다.
10. 민원
길거리에서 장사하는거기 때문에 민원이 들어오면 장사 못합니다. 그렇지만 해당 장소에서 벗어나 한블락만 이동해서 다른곳에서 다시 장사하면 된다고 합니다. 그렇게 민원이 들어오면 자리를 옮기고 그런식으로 하면 된다고 합니다.. 불법이라서 안되는게 맞습니다.

하루는 출근했는데 마차 앞에 이게 붙어 있더라구요. 업체 아저씨는 제가 자리를 옮겨서 더 하기를 바라셨지만, 저는 짧긴했지만 경험할 만큼 경험했다 생각하여 그만두게 되었습니다.
제가 앞에 상가 미용실, 카페, 부동산, 꽃집, 편의점 등 사장님들과 원만한 관계를 유지하였는데, 조금 동 떨어진 편의점에서 신고했다 하더라구요..
조금 멀어서 괜찮겠지 생각했는데 장사하는게 아니꼬웠나 봅니다.
붕어빵 때문에 편의점 빵이나 간식들의 매출이 줄어들 수도 있다는 얘기를 듣고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11. 마무리
붕어빵 장사로 얘기하고 싶은게 너무나도 많지만 적다보니 글이 너무 길어지네요. 조금 아쉽지만 핵심적으로 얘기할 부분은 다 얘기한거 같습니다. 나중에 책을 한 권 출판해도 될 정도로 하고 싶은 말이 많네요. ㅎㅎ
붕어빵 장사할 때 정말 행복했습니다. 맛있게 먹은 후 맛있다고 해주는 사람들, 추운데 고생한다고 먹을 것 챙겨주는 사람들, 비타민이랑 오만거 다 가져다주는 귀여운 꼬맹이들, 장사 그만한다고 하니 누가 신고했냐고 욕하던 사람들 등등 너무 감사하네요. 어떤 여학생이 진짜 쌍욕을 날렸었는데 너무 웃기넼ㅋㅋㅋ
앞에 카페 아저씨는 본인 가게 앞에서 하라고 하셨는데,, 제가 이미 마음이 뜬 상태라 아쉽네요. 하여튼 한분 한분 다들 너무 감사했습니다.
정말 값진 경험이었습니다. 소액으로 장사할 수 있다는 것이 붕어빵 장사의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붕어빵 장사를 고민하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혹은 재밌게 읽으셨다면 감사합니다~
1편은 여기로 -> https://jindduya.tistory.com/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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